추억

백령신우학원

조태오 2017. 7. 23. 13:32


  1969 여름, 공군에 입대하여 군사 교육이 끝나고 배치받은 곳이 백령도였다.

C-46공군수송기를 타고 백령도 사곶 모래사장 상공에 이르렀을때 먼저 생각나는 과연 비행기 바퀴가 모래사장에 빠지지 않고 착륙할 있을까 였다.

생각은 아랑곳 없이 조종사가 알아서 하겠지만   

백령도 사곶 천연 활주로

백령도 사곶 해안은 3km정도의 모래사장으로 이루어졌는데, 활주로로 이용할 직선부분만도 2km길이에 폭이 100m정도이다.

하루 한번 썰물때를 기준으로 두시간정도 비행기 이착륙이 가능하다.

백령도에는 해무(바다안개) 자주 끼어서 썰물시간때 해무가 끼면 그날은 이착륙을 할수 없는 것이다.


백령도 천연 활주로에 착륙한 C-46 공군 수송기.   사진: John Rinehold/Don Fraser

비행기에서  내린후 먼저 해본 일은 구둣발로 모래사장을 힘껏 내리밟아본 것이다. 발자국도 날정도로 모래바닥은 단단했다.  그래서 손으로 파보았는데 모래가   파인다.  가는 모래가 물에 젖으면 위에서 눌러도 단단하게 견딘다.

 신기한 현상을 체험하며 백령도 군대생활이 시작되었다.

C-46수송기는 한국전쟁후 미국이 한국군에 제공한 중형 수송기로,  승무원 4, 수송 인원은 40명, 최대속도는 시속435km이다.


C-47미군수송기.  19708

 당시 한국군 수송기는 C-46, 미군수송기는 C-47로 구성되었다.

미군수송기는 일주일에 2-3 한국공군수송기보다 자주 다녔다.

백령도 진촌리 전경.   사진: John Rinehold/Don Fraser

사곶 비행장에서 차를 타고 북포리에 있는 공군부대로 가는 도중에 처음 만나는 마을은 진촌리인데, 백령도에서 제일 마을이고 면사무소가 있다.

사진에서 윗부분에 운동장이 있는 건물이 진촌국민학교, 오른쪽에 비교적 건물이 천주교 진촌성당과 김안드레아병원이다.

백령도 유일의 병원이고 군인들도 병원에서 수술받곤했다. John F. Kennedy대통령의 대학동창이기도 한 에드워드 마펫(Edward Moffett)신부가 여기에 병원을 세우고 빈곤한 주민들에게는 무료로 치료를 해주고 있었다.

아랫쪽 하얀 건물들이 미군부대왼쪽에 보이는 길이 북포리와 서쪽으로 가는 길이다.

윗쪽 산위에 안테나가 서있는 곳은 미군의 VOR사이트이다.

윗쪽 바다건너 보이는 육지가 바로 북한 황해도 장연군, 비로소 여기가 최전방이라는 실감이 나는 곳이다.


당시 백령도 면적은 46.9평방km이고 대한민국에서 13번째 섬이었다. 지금은 간척지를 만들어서 면적이 51평방km 넓어졌으나 순위는 15번째가 되었다. 그동안 영종도와 지도(전남)가 많이 확장되었기 때문이다.


그때 백령도 인구는 약 12천명이라고 하였고,  육지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다. 농촌인구가 도시로 이주하는 한국의 공통된 현상은 이곳 백령도도 예외가 아니었다.  최근엔 5400(2015)정도로 줄었다고..

백령도 주민은 대부분 농업이고 일부 주민은 농업과 어업을 같이했다.


주민들이 육지 나들이에 이용했던 유일한 교통수단인 황진호 연락선- 226톤규모이고 정원232명이다.

 황진호는 1973년까지 백령도 인천간 운항했고 , 편도 13시간 소요되었다. 일주일에  2-3 다녔는데, 여러가지 생필품도 배로 운반되었고, 특히 우편물이 배를 통해 오가기 때문에 군인들도 배의 도착 기다린다. 날씨가 나빠 며칠동안 운행이 되면 군인들은 우체국에 전화를 걸어 황진호가 언제 오는지 물어본다. 우체국에서는 이런 전화가 하도 많이 오니 자만 나오면 오늘 옵니다하고 끊어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기다려지는 황진호에는 애칭이 붙었는데, “미스황이다.  이렇게 귀한 대접을 받는 연락선이 있을까


요즘은 중학교가 무상교육으로 되어 중학교에 못가는 학생들이 거의 없지만, 당시엔 경제적인 문제로 중학교에 진학 못하는 아이들이 있었다. 공군부대에서 이들을 위해 중학교 과정의 백령신우학원 대민사업으로 운영하었다.

부대 인근에 학교건물이 세워졌고, 부대 장병들중에 교사로 지원한 장병들이 야간에 학생들을 가르쳤다.

중학교 3개학년의 교과과정을 가르치는데, 여름 겨울방학없이 계속해서 수업을 하여 2년에 졸업하도록 하였다. 



매년 열리는 발표회 - 예술제 – 춘향전이 공연되었다. 197012.


소풍날 - 두무진


백령신우학원 제4회 졸업식 - 1971년2월19일


1971913일부터  45일간 서울 인천 지역에 수학여행을 갔다.

 처음으로 육지구경을 하는 그야말로 신세계를 보는것이었다.


창경원은 제일 즐거운 코스




그당시에 서울 서소문에 있던 동양방송 TBC 견학


동양방송 TBC 아침 생방송 "굿모닝 쇼"에 출연했다.


국무총리도 예방했고..


검은 양복입은 사람은 황해도지사. 백령도가 원래는 황해도 소속이었므로..




인천 국제공원 맥아더동상 앞에서..


백령신우학원 제5회 졸업식

보고싶은 얼굴들이다. 지금은 세월이 흘러 장성하였을것이고 손주까지 보며 살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육지로 이주한 사람들이 더 많을지도..

요즘 연락선은 4시간에 주파한다고 들었는데, 한번 가보고 싶다. 백령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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